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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산복장 “귀찮더라도 움직일 때 벗고, 멈추면 입어라”

용 희 2010. 12. 6. 12:46

[등산학교 명강사의 족집게 강좌] 복장 - 원종민

 

“귀찮더라도 움직일 때 벗고, 멈추면 입어라”

 

 

등산객의 복장을 보면 이 사람이 산을 좀 타는 사람인가 아니면 초보자인가 하는 정도는 쉽게 구분할 수 있다.

산을 가는 횟수가 늘고 산행능력이 발전하면 제일 먼저 변하는 게 복장이다.

 

이렇듯 산에 한두 번 가보면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산에서 어떻게 옷을 입는가’ 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체험하게 된다.

이렇듯 기본적이면서도 간과하기 쉬운 등산 복장에 대해 코오롱등산학교 원종민 강사의 ‘레이어링 시스템’을 소개한다.

코오롱등산학교 원종민 강사는 각종 매체와 기관에서 특강을 했으며 등산이론서를 집필했다.

 

레이어링 시스템등산에는 세 가지 기본 기술이 있다. 에너지 보존과 생산·절약 기술이다.

지난 호 강좌 ‘걷기’ 편에서 절약하는 법을 얘기했고 이번 호에서는 에너지 보존 기술을 소개한다.

산악지대의 평균온도는 우리 체온보다 낮다. 그래서 우리는 끊임없이 체온을 외부로 빼앗긴다.

에너지 보존 기술은 바로 이 빼앗기는 체온을 최소화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우리가 사용할 수 있는 것이 의류와 야영 장비를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것이다.

최근에는 첨단 기능성 소재의 우수한 등산복이 많다. 그러나 이런 비싼 기능성 소재를 입는다고 해서 에너지 보존 기술이 뛰어난 것은 아니다.

중요한 건 얼마나 잘 입느냐 하는 것이다. 등산복을 효과적으로 잘 입는 방법을 ‘레이어링 시스템(Layering System)’이라고 한다.

레이어(layer)란 옷의 한 겹, 두 겹의 ‘겹’을 말한다. 그래서 레이어링 시스템을 우리말로 하면 ‘옷을 겹쳐 입는 체계’ 정도가 된다.

어렵게 들리는 레이어링 시스템이란 한 마디로 “움직일 때 벗고, 멈추면 입어라”이다.

 

그러나 많은 사람이 반대로 한다. 우리가 산에 열심히 올라갈 때 언제 옷을 벗었던가. 한참 올라가다가 휴식을 할 때 “어휴! 더워” 하면서 겉옷을 벗지 않았던가?

움직이면 당연히 몸에서 열이 나므로 옷을 많이 입을 필요가 없다. 반대로 움직이지 않을 때는 외부로 체온을 빼앗기지 않기 위해 옷을 더 입어야 한다.

너무 당연한 것인데도 많은 사람이 반대로 옷을 입는다.특히 겨울에 옷을 반대로 입는 경우가 많다.

춥기 때문에 출발할 때는 우모복까지 입고 가지만 경사가 급해지면 땀에 흠뻑 젖게 된다.

멈춰서 옷을 벗어 배낭에 넣고 다시 출발하려면 일행은 저 앞에 가 있을 테고, 그것을 따라잡는 것이 얼마나 힘든지 알고 있다.

겨우 따라잡아 앞서 쉬고 있는 일행을 만나면 그 사람들은 쉴 만큼 쉬었으니 “이제 출발” 하고 일어선다.

그래서 땀이 줄줄 흐르는데도 ‘좀 참고 이따 쉴 때 벗자’는 생각으로 계속 올라간다

.

이렇게 모두 같은 생각을 가지고 열심히 땀을 흘리며 올라가다 드디어 휴식을 하면 옷을 벗는데, 여기저기서 뜨거운 수증기를 내뿜는 산속의 찐빵집 풍경이 연출된다. 이렇게 쉴 때 처음에는 시원하지만 땀에 젖은 속옷들이 다마르기도 전에 겨울철의 냉기가 들어와 차갑게 느껴지니 다시 옷을 입고 출발한다.

악순환인 것이다. 반대로 해야 한다.하지만 움직일 때 벗고 멈추면 입는 레이어링 시스템은 실천이 어려운 기술이다.

그래서 노련한 산악인일수록 특이하게 보일 정도로 수시로 옷을 벗었다 입었다 하며 부산을 떤다. 산의 기후는 수시로 변하고,

우리의 체온도 운동 상태와 컨디션에 따라 변한다. 이렇게 서로 제각각 변해도 우리는 항상 체온을 36.5℃로 유지해야 한다.

이것을 잘 하기 위해서는 정말 귀찮을 정도로 옷을 벗었다 입었다 해야 한다.

 

‘속옷’, 즉  레이어란?

레이어(속옷). 피부와 직접 접촉하는 옷.

레이어링 시스템은 속옷, 보온옷, 겉옷으로 되어 있다. 속옷(1st Layer, Base Layer)은 가장 안쪽에 입는 옷으로 피부와 직접 접촉한다.

그래서 촉감이 좋고, 땀을 빨리 흡수함과 동시에 잘 말라야 하고 어느 정도 기본 보온도 담당해야 한다.

과거에는 속옷의 소재로 면을 많이 사용했으나 잘 마르지 않는 결정적 단점이 있었다.그러나 천연섬유건 합성섬유건 땀을 잘 흡수하며 잘 마르는 섬유는 없다.

그래서 섬유를 개발하는 사람들이 폴리에스터란 합성섬유의 미세한 섬유가닥을 특수가공처리해 표면을 울퉁불퉁하게 만들었다.

합성섬유는 물과 친하지 않기 때문에 물분자가 이 굴곡이 있는 표면에 쉽게 달라붙었다가도 오래 붙어 있지 않고 다시 도망가게 된다.

이렇게 흡습·속건성을 동시에 갖춘 기능성 섬유가 만들어졌으며, 이 섬유는 만드는 회사마다 상표가 달라 우리를 조금 혼란스럽게 하는데 보통 ‘시원하다,

빨리 흡수한다, 빨리 마른다’ 등의 뜻과 어감을 지닌 이름을 사용한다.

 

레이어(보온옷).  우모복은 보온기능을 담당하는 두 번째 레이어다.

‘보온옷’, 즉 두 번째 레이어란?보온옷(2nd Layer, Insulation Layer)은 속옷 위에 입는 두 번째 옷으로 보온기능을 담당한다.

보온(保溫)은 온기를 지켜주는 것이지 따뜻하게 만들어 주는 것이 아니다. 보온옷은 통기성도 지녀야 한다.

보온효과만 있고 통기성이 없으면 땀이 빠져나가지 못해 불쾌감을 주고 체온 관리에 더 큰 문제를 일으킨다.

보온이 잘 되려면 외부의 차가운 공기와의 접촉을 가급적 막아야 하며 동시에 통기성도 좋아야 하니 이것은 마치 ‘적과의 동침’과도 같다.

 

폴리에스터는 가볍고, 따뜻하며, 가공성 등이 좋아 최근에 매우 다양한 등산복 소재로 널리 사용되고 있다.

폴리에스터를 사용한 대표적인 등산 보온소재는 플리스(Fleece)다. 플리스는 원단 표면에 기계적인 스크래치를 일으켜 마치 양털처럼 올이 부풀어 오르게 한 것으로 단열효과를 주는 공기층을 두껍게 하기에 가벼우면서도 보온효과가 좋다.

아울러 보온옷이 반드시 지녀야 하는 통기성도 매우 우수한데 ‘좀 심하게 우수’해서 바람이 숭숭 들어오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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