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행/지리산

폭염속에 잠시나마 추위를 느꼈던 지리산 종주

용 희 2012. 8. 5. 08:04

산  행 일: 2012,8,2(목)~4(토) 1무1박3일 (전국 폭염주의보)

산  행 지: 지리산 (1,915m)

산행코스: 성삼재(1,102)-노고단대피소-임걸령(1,320)-노루목(1,500)-삼도봉(1,550)-토끼봉(1,537)-

               연하천대피소-형재봉(1,452)-벽소령-선비샘-칠선봉(1,558)-세석대피소(1박)-

               촛대봉(1,704)-천왕봉(정상1,915)-로타리대피소-중산리

산행시간: 33.4km 약23시간

 

 

 

              연일 기록을 갈아 치우는 요즘 무더위날씨속에 지리산종주에 많은 부담을 느꼈는지...

일부 계획을 변경하고 셋이서 다녀오기로 ^&^ 기차타고 택시타고~ 도착한 이른새벽 성삼재는 가을인지 초겨울인지...ㅠㅠ

맑고 께끗한 밤하늘에 매료되었다 그러나 잠시일뿐...ㅎㅎ

후다닥 발걸음을 제촉하여 어둠속으로 빨려들어간다.

새벽2시30분 쯤에 시작된 산행이라 인적도 없고 어둠속에 적막함까지..

함께한 친구의 속도에 맞춰 천천히 그리고 꾸준하게 걷기로 하며 한걸음 한걸음 잠시 쉬노라면 추위에 떨며 옷가지를 챙겨입어야 했다

느렸지만 아무탈 없이 폭염속의 지리산을 마음속에 담아 올 수 있어 좋았던 23시간 좋은 추억으로 남겨본다.

 

 

 

용산역 21:25분 출발 이후 기차를 이용하고 싶었지만 매진이었다 ㅠㅠ

 

 

구례구역에 도착한 기차는 지리산을 찾아온 등산객들을 토해낸다

 

 

새벽2시 이전에 도착한 구례구역은 한산하다 다음열차가 도착하면 시끌벅적 할것이다..

 

 

 

 

 

 

 

한산하다 못해 스산한 느낌... 인적없는 지리산에 어둠을 작은 불빛으로 ...더듬어본다

 

 

 

 

 

 

 

나홀로 지리산종주 산님을 만나 셋이서 한컷을 담아본다.

 

 

 

 

 

약간의 배고픔과 피로가 몰려와 잠시 쉬어가려 자리를 했으나...추위에 10분을 넘기지 못하고...

졸려 누운 친구를 위해 잠시 기다려준다 ^&^

 

 

 

 

연하천 대피소에서 따끈한 커피한잔과 과자를 ㅎㅎ

물 보충과 약간의 간식을 사서 출발..

 

 

 

 

 

 

벽소령 대피소 잠깐의 휴식만...

 

 

 

 

선비샘도 가뭄에 물줄기가 약했다.

 

 

두 친구는 지나온 길 또 가야할 길을 한참 바라본다...

춥고 덥고 힘겹고 배고프고 ㅋㅋ

지리산 종주가 첨이라는 두 사람..잘 참고 이어간다

 

 

 

 

더디어 세석대피소가 시야에 들어온다...이곳에서 저녁을먹고 내일 새벽 2시에 출발하기로...

추어탕을 냉동시켜온친구..오리로스를 냉동...ㅎㅎ 소주한병 ^&^

얼마전 설악산 18시간 산행을 하면서 술 한방울도 못먹은 친구가 산행 정상 주 술 예찬론을 글로 표현하기도 했는데...

내가 술을 준비 하지 않을거란 생각으로 소주1병이 나온다... 그러나 미안해서 40도 아주 독한 진도홍주를 주려고 가져왔는데..ㅎㅎ

 

 

새벽2시에 일어나 주섬 주섬 챙겨 새벽찬 바람을 맞으며 새석대피소를 나서고..

 

 

 

 

 

 

 

 

 

 

짙은 운무에 일출을 포기한 사람들이 하나둘 씩 내려오고..나 또한 일출을 볼수 없다는 생각에 발걸음은 천천히..

그러나 바로 코앞에서 정상부 바위틈으로 태양이..ㅎㅎ

 

 

 

참...편안한 바다같은 느낌의 지리산..한참동안 지리산의 넓은 품에 안겨보고 느껴보고...

 

 

정상에서 중산리로..하산을 잡고..

 

 

 

 

 

지리산은 식수 구할곳이 참 많아 좋다 조그마한 물병 두개면 물 걱정없이 종주 할 수 있다

 

 

 

 

 

마지막까지 배낭 무개를 느끼게 했던 떡뽁기와 제료 즉석떡뽁기로 허기를 체우고

 가벼워진 종주 동안 아픈 어께에 무게 부담을 줄여줬다

 

 

 

 

 

 

중산리에서 약 2키로쯤 떨어진 버스정류장 뙤악빛에 걷기에는 너무 힘겨운 거리다

5천원을 주고 택시를 이용하고..^^

원지서 서울로 바로 가는것보다 시간 상 여유가 있어 진주로 나가기로

사우나하고...진주 민물장어로 에너지 보충하기로 하고 1시간10분쯤 이동했다

 

 

와...진주가 이리 더울수가 ㅠㅠ

숨조차 쉬기 힘들었고 녹아들듯 떠거운 아스팔트..5분 걷는데 온몸에 땀이...

 

 

진주 남강주변에 장어집들이 즐비하다 어떤집이 맛있는지 모르겠지만 조기 앞에 여자분의 손짓에 이끌려 들어갔다...ㅎ

 

 

 

깔끔하게 차려진 상에 맛갈스런 민물장어 입안에서 그냥 녹아 들어간다...폭풍 흡입~ㅋㅋㅋ

 

 

 

시원한 맥주한잔... 살살녹는 장어 한점은

 8월삼복 더위에 추위에 떨기도했고 지글 그리는 태양에 힘겨워했던 시간들이 잠시 잊혀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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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여 지리산에 오시려거든 - 안치환

행여 지리산에 오시려거든, 천왕봉 일출을 보러 오시라
삼대째 내리 적선한 사람만 볼 수 있으니, 아무나 오시지 마시고

노고단 구름바다에 빠지려면 원추리 꽃무리에 흑심을 품지 않는
이슬의 눈으로 오시라. 이슬의 눈으로 오시라.

행여 반야봉 저녁노을을 품으려면 여인의 둔부를 스치는
유장한 바람으로 오고
피아골의 단풍을 만나려면, 먼저 온몸이 달아 오른 절정으로 오시라

불일폭포의 물 방망이를 맞으려면, 벌 받는 아이처럼 등짝 시퍼렇게 오고
벽소령의 눈 시린 달빛을 받으려면, 뼈마저 부스러지는 회한으로 오시라


그래도 지리산에 오려거든 세석평전의 철쭉꽃 길을 따라
온몸 불사르는 혁명의 이름으로 온몸 불사르는 혁명의 이름으로 오시라

최후의 처녀림 칠선 계곡에는 아무 죄도 없는 나무꾼으로만 오시라
아무 죄도 없는 나무꾼으로만 오시라

진실로 지리산에 오시려거든 섬진강 푸른 산 그림자 속으로
백사장의 모래알처럼 모래알처럼 겸허하게 오고

연하봉의 벼랑과 고사목을 보려면 툭하면 자살을 꿈꾸는 이만
반성하러 오시라. 반성하러 오시라.

( 그러나 굳이 지리산에 오고 싶다면 언제 어느 곳이든 아무렇게나 오시라
그대는 나날이 변덕스럽지만 지리산은 변하면서도 언제나 첫 마음이니
언제나 첫 마음이니 )

행여 견딜만하다면 제발 오지 마시라
행여 견딜만하다면 제발 오지 마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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